[다섯 걸음] chapter-2

군산시민연대
2022-03-03
조회수 311

다섯 걸음 -2


 나는 예지의 sns글을 보고 흥미를 잃고 게임을 켰다. 플로깅이 뭔지 생각에 잠겼을 때 로딩이 끝났고 우리 모두가(내가) 기다리던 게임이 시작 됐다. 이 게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유명 X회사에서 만들었으며 기존의 퀘스트를 깨는 것과는 다르게 오픈월드란 말씀이다. 그러다보니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시작하여 마무리 할 수 있다. 플레이의 무궁무진함이 느껴지는 게임인 것이다. 그렇게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어느 순간 막히는 구간이 왔다. 어떤 플레이를 해도 미션을 클리어 할 수가 없었고 내가 원하는 무기를 얻지 못했다. 이대로는 넘어 갈 수 없어 공략을 찾아볼까 생각을 했지만 '이제 발매된 게임에 공략이 어떻게 있을까'라는 생각에 게임을 그만 끄기로 했다.


"머리가 무거울 때는 정답을 맞추기 어려운법이지"


 게임을 끄니 허기가 져서 방을 나와 냉장고 문을 열었다. 냉장고에는 다양한 반찬통이 있지만 먹을 만한 것은 없었고 식탁 위에 엄마가 쌓아 놓은 김밥이 보였다. 김밥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 베스트 5위안에 든다. 게임을 하면서 먹기에 좋은 음식이기 때문이다.(엄마가 만들어서 당연히 좋기도 하고) 게임을 하다가 죽으면 하나 집어 먹고 여유가 생기면 두개 집어 먹고 게임이 끝나면 많이 집어 먹다보면 어느새 다 먹고 없다. 다음으로 라면이 좋다. 라면은 먹기 힘들지만 맛있어서 좋다. 피시방에 가면 나는 라면부터 시켜 먹는다. 피시방 알바 형 누나들은 면접때 라면 끓이는 시험을 본다. 분명 그럴 것이다. 피시방 라면은 집에서 먹는 것과는 다르게 너무 맛있다.

 

 그렇게 엄마가 만든 김밥을 챙겨 방으로 들어가는데 게임을 하기 전 예지의 글이 생각났다. 플로깅이 뭔지 궁금하기도 하고 오늘 예지가 말을 건 것도 궁금해 예지에게 연락을 하고 싶지만 예지의 번호가 없다. 만약 번호가 있어 전화를 걸 수 있다면 내가 걸 수 있을까? 생각과 동시에 나의 답은 불가! 있어도 없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런 생각 끝에 플로깅을 네이버에 검색해서 찾아봤다. 


(네이버 검색 결과를 그대로 갖고 왔음을 밝힙니다.)

"플로깅 :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스웨덴에서 시작돼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2019년 11월......

건강과 환경을 함께 지키기 위하여,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가리키는 용어. 스웨덴어의 '플로카 업(plocka ypp; 줍다)'과 '조가(jogga; 조깅하다)'라는 용어의 명사......"


 네이버형이 알려주는 플로깅을 소리 내어 읽어 보면서 예지의 생각에 감탄했다. 나는 환경에 대해 생각을 해본적도 없고 몇 가지 환경 보호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솔직히 나는 환경을 파괴하는 쪽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군것질을 하고 바닥에 쓰레기를 아무 생각 없이 버렸고 집이건 학교건 분리수거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평소 나의 행동에 잘못이라는 자각을 느낀 적은 없지만 예지의 행동과 비교했을 때 나의 행동은 분명 환경을 생각하지 않았다. 국민의 5대 의무에도 환경 보전이 있는데 나는 지금 무엇을 한 것인가? 플로깅이 뭔지 모르는 내가 바보 같았고 창피했다. 그와 동시에 내일 청암산에 나도 가고 싶어졌다. 준비물은 우리집에 다 있어 따로 살 필요 없었다. 우리집은 뭐하는 곳이길래 삼다수 500ml가 이렇게 많은지, 환경파괴범 두 명 추가요.. 선착순이라는 말이 기억이 나서 인스타그램을 켰다. 참여 댓글을 달려고 하는데 내 본계정으로 댓글을 쓰면 같은 반 학우들이 나를 이상하게 볼 거 같아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다. 새로운 계정 아이디는 'jubjub2022'로 만들었다. 쓰레기를 정말 열심히 주워보겠다는 의미로 만들었다. 내 생각에도 나는 참 창의적이다.

 

 어제 처음으로 밤 늦게까지 게임을 안하고 잤다. 부모님은 내가 일찍 잔다니까 이상한 사람 쳐다보는 나를 봤다. 그리고 용돈을 달라고 말했는데 엄마한테 등짝 스매쉬를 한대 맞았다. 돈 준지가 언제인데 또 달라고 하냐고 화를 내셨고 나는 작아진 목소리로 내일 플로깅 하로 청암산 가는데 택시 탈 돈이 없다고 말했다. 몇 일 전에 받은 용돈으로 그제 발매된 게임을 구입하기 위해 썼고 남은 돈은 딱 택시 타고 집에 왔다 갈다 할 정도의 돈이다. 하지만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여분의 돈이 더 필요하다고 아빠한테 매일 들었기에 나는 여분의 돈을 만들기 위해 엄마에게 용돈을 달라고 말을 했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엄마는 플로깅을 하러 간다는 소리에 놀라며 그게 뭔지 아냐고 요즘 새로 나온 게임이름이냐고 물어봤다. 나는 네이버형이 알려준 대로 대답했고 네이버형의 전문지식에 놀란 부모님의 마음이 움직였는지 용돈을 2만원씩이나 주었다. 이 돈이면 만약 플로깅을 안간다면 하루 종일 북치고 장구치며 재밌게 놀 수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늘은 그런 생각보다는 청암산으로 나의 발걸음이 움직였다. 근처 주차장에서 내렸고 몰래 챙겨온 아빠의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모자에 마스크에 나는 완벽한 변장을 하였고 혹시 몰라 목소리 변조 연습도 계속 하였다. 학교에서 모두들 나를 겜돌이로 알고 있기에 내가 이런 곳에 참석한다는 것을 알면 모두들 이상하게 보고 놀릴 것이다. 지금까지 시크 한 모습으로 나를 잘 포장해왔기에 조심해야한다.


시간은 9시 40분.

 사진에 올라왔던 입구에 3명의 사람이 있었다. 그중 한명은 예지였고 평상복 차림을 이렇게 자세히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청암산 입구로 가면서 처음 해보는 플로깅에 가슴이 설레였다. 오늘 나는 뭔가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을 느끼면서 목소리를 잔뜩 내리깔고 줍줍2022라고 나를 소개했다. 다들 이상한 눈으로 그러고 플로깅 할거 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왜 뭐가 이상하지 속으로 생각했지만 다들 별말 없어 그냥 넘어갔다. 10시 10분이 되어도 더이상 오는 사람이 없어 우리는 그대로 출발을 했다.

 

첫 플로깅이었다.

to be continue... 


3월의 추천책 김우섭(군산한길문고 점장)

모범생의 생존법 / 황영미 / 문학동네

 

두성고에 수석으로 입학한 주인공 방준호. 시민중의 유일한 희망에게는 큰 부담이었고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성고의 교사들은 방준호 학생이 우연으로 일등으로 입학은 하게 된거라 생각하여 두성중에서 올라온 학생들을 더 챙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버지가 아파 시골로 내려가면서 가족과 떨어져 삼촌과 단둘이 살면서 응원해주는 가족마저 멀리 떨어지게 된다.

모범생으로써 생존하기 위한 방준호의 노력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조인계획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스키점프 계에 기대되는 신인 히레이가 독살로 사망하게 되었다. 누가 범인일것인가? 책이 끝날 때 범인이 밝혀지는것이 아니라 중간에 범인이 먼저 잡혔다. 그리고 범인이 추리를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주는 끝까지 보기전에 알기 모든 것을 알기 힘든 추리소설. 독자들과 함께 펼치는 범인의 심리전. 그 끝은 어디로 향하는가?






 



서영동 이야기 / 조남주 / 한겨레출판

 

『서영동 이야기』는 서영동에 사는 여러 인물을 다채롭게 불러모은다.

분명 소설 속 공간인데 우리 동네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일과 똑같은 걸 보면서 불편하지만,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우리 동네의 모습과 서영동이 너무도 쉽게 오버랩되기 때문이고, 그러므로 서영동 이야기는 우리네 이야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