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 문학동네>
2010년도에 출간된 작품이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다. 최근 한길문고에서 <또 못 버린 물건들>로 은희경 작가의 강연을 하게 됐다. 우리 모두 이사를 가거나 오랜만에 집안을 대청소 할 때 먼지가 많이 탄 물건들이 속속 생겨난다. 그런 물건들을 보고 ‘아 이제 버려야지’ 하고 쓰레기봉투 속으로 넣으려다 잠깐 보류 해 놓는다. 그러곤 다시 나와 함께 몇 년을 더 산다.
다른 사람에게는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일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겐 정말 소중한 물건이다.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가족에게 받은 선물일 수도 있고, 가까운 지인에게 선물 받은 것일 수도 있고, 여행 중 추억이 담겨진 물건일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5년, 10년, 20년을 함께하게 하는 것이다. <또 못 버린 물건들>의 이야기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평소 집에 있는 물건에 대해 별생각 없었다. 원체 물건을 소중히 오래 쓰는 성격이다 보니 추억을 간직한다기보다는 돈을 아낀다는 정도로 생각하였다. 그렇게 은희경 작가의 매력에 빠졌는데 은희경 작가의 <소년을 위로해줘>라는 책을 추천 받았다.
처음에는 책이 너무 두꺼워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책은 무려 520페이지나 된다. 다른 소설책들은 300페이지 정도인데 그보다 200페이지 정도가 많으니 이 책을 읽게 됨에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앞섰다. 그래도 추천 받았고 이제 곧 서점으로 강연을 온다고 하니 눈 딱 감고 읽었다.(책을 읽을 땐 눈을 뜨고 읽었다!) 서두에는 역시 인물들이 쫙 나오고 배경을 잡아가기 때문에 빠르게 읽혀 나가진 않았지만 어느 순간 은희경 작가의 개그욕심(?)에 “풋” “풋” 웃으면서 보게 되었다. <또 못 버린 물건들>에서처럼 2010년 전부터 이미 유머감각을 탑재하고 계신 분이었다. 그래서 <소년을 위로해줘>는 무슨책이냐?
주인공 연우는 이사를 가면서 전학을 가게 된다. 이사를 하는데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도대체 집 주인의 직업이 무엇인가 에 대해 궁금해 한다. 왜냐하면 책이 너무 많은데 무슨 컵이 종류별로 엄청 많은 것이다. 직원들은 집주인이 ‘교수 아니면 카페 종사자’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둘 다 틀렸다. 그렇게 이사를 마치고 연우는 전학 갈 학교를 추첨 받으로 간다.(전학을 할 때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사실 처음 알았다. 그래도 난 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구나 하고 안심했다.) 거기서 ‘태수’라는 친구와 만나게 된다. 겉모습은 크고 사고뭉치처럼 보이지만 나름 정의감이 넘치고 불의를 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렇게 G-그리핀 이라는 고등학생 랩퍼의 노래를 함께 들으며 둘은 우정을 나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단어를 많이 보았다. 예를 들어 야자(야간 자율학습), MP3(오래 듣는 기계), 토요일 오자(오전 자율학습) 등 ‘아 맞아 그땐 그랬는데’하면서 학교 다닐 때를 회상했다.(필자의 나이를 추측해서는 절대 안된다..)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이런 글이 익숙해서 재밌고, 이런 단어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은희경 작가의 톡톡 튀는 글에 피식거리며 재밌게 볼 수 있다.
한국 드라마에는 무얼 하든 ‘사랑’에 빠진다고 하던가? 우리나라는 ‘사랑’이란 단어를 좋아한다고 생각된다.(나 역시 드라마에 로맨스가 없으면 보다가 하차한다.) <소년을 위로해줘>에서도 러브스토리는 나온다. 무려 3각관계이다. 벌써 재밌어지지 않는가? 우연히 주인공은 여주를 보게 되고 바로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 여주에게 다가가기란 너무 어렵고.. 그런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절친 태수의 동생 ‘독고마리(태순)’. 태수는 사실 1살 위이지만 사정상 같은 학년으로 학교를 다닌다. 연년생인 독고마리도 같은 고1이다. 이렇게 청춘남녀 4명의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그 외에도 주변 인물이 더 있다. 연우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엄마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 엄마는 오래전 이혼을 했고 혼자서 연우를 키우고 있었다. 엄마에게나 남자친구 재욱에게나 서로 바라는 것이 많이 없기에 이 관계는 지속 될 수 있었고 재욱은 연우에게 친구같은 존재로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무언가 친절하면서도 친절 안에 규율을 강조하는 태수의 엄마, 자주 가는 카페의 주인아저씨 등 여러 인물이 주인공에게 영향을 끼친다. 이런 관계에서 우리들은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소년을 위로해줘>는 2010년에 출간하여 정말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꺼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래도 최신간의 책을 보고 싶다면, <또 못 버린 물건들>을 추천한다. 이 책은 수필이기는 하지만 금방 읽을 수 있다는 장점과 은희경 작가의 물건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 나의 물건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김우섭(군산한길문고 점장)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 문학동네>
2010년도에 출간된 작품이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다. 최근 한길문고에서 <또 못 버린 물건들>로 은희경 작가의 강연을 하게 됐다. 우리 모두 이사를 가거나 오랜만에 집안을 대청소 할 때 먼지가 많이 탄 물건들이 속속 생겨난다. 그런 물건들을 보고 ‘아 이제 버려야지’ 하고 쓰레기봉투 속으로 넣으려다 잠깐 보류 해 놓는다. 그러곤 다시 나와 함께 몇 년을 더 산다.
다른 사람에게는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일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겐 정말 소중한 물건이다.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가족에게 받은 선물일 수도 있고, 가까운 지인에게 선물 받은 것일 수도 있고, 여행 중 추억이 담겨진 물건일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5년, 10년, 20년을 함께하게 하는 것이다. <또 못 버린 물건들>의 이야기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평소 집에 있는 물건에 대해 별생각 없었다. 원체 물건을 소중히 오래 쓰는 성격이다 보니 추억을 간직한다기보다는 돈을 아낀다는 정도로 생각하였다. 그렇게 은희경 작가의 매력에 빠졌는데 은희경 작가의 <소년을 위로해줘>라는 책을 추천 받았다.
처음에는 책이 너무 두꺼워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책은 무려 520페이지나 된다. 다른 소설책들은 300페이지 정도인데 그보다 200페이지 정도가 많으니 이 책을 읽게 됨에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먼저 앞섰다. 그래도 추천 받았고 이제 곧 서점으로 강연을 온다고 하니 눈 딱 감고 읽었다.(책을 읽을 땐 눈을 뜨고 읽었다!) 서두에는 역시 인물들이 쫙 나오고 배경을 잡아가기 때문에 빠르게 읽혀 나가진 않았지만 어느 순간 은희경 작가의 개그욕심(?)에 “풋” “풋” 웃으면서 보게 되었다. <또 못 버린 물건들>에서처럼 2010년 전부터 이미 유머감각을 탑재하고 계신 분이었다. 그래서 <소년을 위로해줘>는 무슨책이냐?
주인공 연우는 이사를 가면서 전학을 가게 된다. 이사를 하는데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도대체 집 주인의 직업이 무엇인가 에 대해 궁금해 한다. 왜냐하면 책이 너무 많은데 무슨 컵이 종류별로 엄청 많은 것이다. 직원들은 집주인이 ‘교수 아니면 카페 종사자’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둘 다 틀렸다. 그렇게 이사를 마치고 연우는 전학 갈 학교를 추첨 받으로 간다.(전학을 할 때 이런 게 있다는 것을 사실 처음 알았다. 그래도 난 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구나 하고 안심했다.) 거기서 ‘태수’라는 친구와 만나게 된다. 겉모습은 크고 사고뭉치처럼 보이지만 나름 정의감이 넘치고 불의를 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렇게 G-그리핀 이라는 고등학생 랩퍼의 노래를 함께 들으며 둘은 우정을 나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단어를 많이 보았다. 예를 들어 야자(야간 자율학습), MP3(오래 듣는 기계), 토요일 오자(오전 자율학습) 등 ‘아 맞아 그땐 그랬는데’하면서 학교 다닐 때를 회상했다.(필자의 나이를 추측해서는 절대 안된다..)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이런 글이 익숙해서 재밌고, 이런 단어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은희경 작가의 톡톡 튀는 글에 피식거리며 재밌게 볼 수 있다.
한국 드라마에는 무얼 하든 ‘사랑’에 빠진다고 하던가? 우리나라는 ‘사랑’이란 단어를 좋아한다고 생각된다.(나 역시 드라마에 로맨스가 없으면 보다가 하차한다.) <소년을 위로해줘>에서도 러브스토리는 나온다. 무려 3각관계이다. 벌써 재밌어지지 않는가? 우연히 주인공은 여주를 보게 되고 바로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 여주에게 다가가기란 너무 어렵고.. 그런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절친 태수의 동생 ‘독고마리(태순)’. 태수는 사실 1살 위이지만 사정상 같은 학년으로 학교를 다닌다. 연년생인 독고마리도 같은 고1이다. 이렇게 청춘남녀 4명의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그 외에도 주변 인물이 더 있다. 연우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엄마에게는 남자친구가 있다. 엄마는 오래전 이혼을 했고 혼자서 연우를 키우고 있었다. 엄마에게나 남자친구 재욱에게나 서로 바라는 것이 많이 없기에 이 관계는 지속 될 수 있었고 재욱은 연우에게 친구같은 존재로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무언가 친절하면서도 친절 안에 규율을 강조하는 태수의 엄마, 자주 가는 카페의 주인아저씨 등 여러 인물이 주인공에게 영향을 끼친다. 이런 관계에서 우리들은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소년을 위로해줘>는 2010년에 출간하여 정말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꺼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래도 최신간의 책을 보고 싶다면, <또 못 버린 물건들>을 추천한다. 이 책은 수필이기는 하지만 금방 읽을 수 있다는 장점과 은희경 작가의 물건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 나의 물건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김우섭(군산한길문고 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