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네

군산시민연대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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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네 / 아베 아키코 / 은행나무>

 카프네 : 포르투갈어로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빗어 넘기거나 쓰다듬는 행동’을 뜻한다. 주로 애정과 보살핌, 다정한 위로를 상징하는 단어.

 

 갑작스럽게 죽은 남동생 하루히코. 죽기 전 동생은 유언장을 남겼다. 자신의 주식과 예금을 부모님과 누나 가오루코 그리고 여자친구 오노데라 세쓰나에게 나눠 달라는 부탁... 그리고 몇 군데 후보군을 줬지만 주인공 가오루코가 알아서 좋은 곳에 기부를 해줬으면 하는 부탁을 남겼다. 29살 생일에 죽은 하루히코는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본 나이지만 그래도 젊은 나이에 하늘나라에 가게 됐다.

  동생의 죽음으로 큰 빈자리를 느낀 건 부모님이었겠지만 주인공인 누나 가오루코 또한 상심이 컸다. 더군다나 남편과 이혼까지 한 상황에서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시기를 겪는 중이었다. 그래도 동생의 부탁인 유언장대로 유산의 일부를 상속하기 위해 여자친구 오노데라 세쓰나를 만나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는 동생의 여자친구. 그 사이 시끄럽게 구는 아이가 보이고 이상한 망상을 하게 된다. 자기가 우는 아이를 달래줄 테니 잠깐 편히 쉬라고 아이의 엄마에게 말하고 자연스럽게 아이를 달래며 밖으로 나가는 상상...!!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오늘 만나기로 한 세쓰나가 들어온다. 자기 동생이 유언으로 유산을 당신에게 주고 싶어 하니 꼭 받으라고 말하지만 그 돈을 받기 싫다는 세쓰나. 그렇게 끝나지 않는 대화가 이어지고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쓰러지고 정신을 잃고 만다. 정신을 차린 주인공은 인정머리라곤 없어 보이는 동생의 여자친구는 이미 떠나고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계속 옆에 있었고 구급차까지 불러주려고 한다. 또한 정신을 차린 주인공은 택시를 타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걱정이 된다며 세쓰나가 옆자리에 같이 타게 된다.

 그렇게 가오루코의 집으로 함께 향하게 되고 둘은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된다.

  

카프네라는 단어의 뜻은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부드럽게 빗어 넘기는 행동인데 이 책 <카프네>에선 돌봄의 의미에서 이 단어를 사용한다.

 우리나라도 비슷하겠지만,

일본에서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동에 대한 돌봄

나이가 많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돌봄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삶에 지쳐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음식을 제대로 섭취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돌봄이 필요하다.

 주인공 가오루코와 동생의 여자친구 세쓰나는 ‘카프네’라는 가사도우미 업체에서 매주 주말마다 하는 2인 1조 봉사활동을 함께 한다. 전에 동생 하루히코와 세쓰나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가장 먼저 돌봄이 필요했던 건 가오루코였었다. 그녀는 이혼한 후부터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알코올에 중독됐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냉장고 안은 다양한 맥주만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집 안은 하루 종일 노동으로 지친 그녀의 모습과 비슷하게 되어 있었다. 온통 쓰레기가 널려 있고 설거지는 언제 마지막으로 했는지 알기 힘들 정도였다.

 

그런 그녀에게 세쓰나는 요리를 해줬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리고 둘이 함께 다른 사람의 집에 방문하여 집 청소를 하고 일주일 치 반찬을 만들어 주었다. 정말 힘들고 지칠 때 집을 정리하고 따뜻한 온기가 담겨 있는 요리를 먹는 것만으로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주변이 정리가 됐다는 것만으로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고 따뜻한 음식은 가족 또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이런 마음이 생겨야 살아갈 힘이 생긴다.

 

고독사를 보면 연세가 많은 노인들이 큰 비율을 차지하겠다 생각되지만 50-60대 중장년층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또한 여성보다 남성이 5배나 많이 차지한다. 그런 와중에 청년 고독사도 생기기 시작했다.

 

 「21세기부터 시작된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청년 실업이 심각해지면서 프리터나 일용직을 전전하며, 지속적인 취업의 문을 두드리는 일부분의 청년층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범유행의 장기화로 인해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중소기업, 하청업체 등도 폐업되어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이러한 청년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학교 졸업자는 늘어나는데,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모두 한정된 일자리에 몰리는 등 치열한 경쟁에 밀리고 도태되는 청년 실업이 늘어나면서 보이지 않던 고독사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에는 '2000년생' 고독사 사건도 발생했다.

 

고독사한 청년은 원룸, 오피스텔에서 평균 5~10평의 거주면적, 취업을 위한 공부 흔적들, 책, 전자기기, 인스턴트 식품들 위주의 햄, 참치통조림, 삼각김밥, 편의점 도시락 등이 주로 발견된다고 한다.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 1인 가구의 사회적 관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독신가구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1일 평균 5분에 불과했다. 가족이 아닌 타인과 교류하는 시간은 이보다 긴 74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도 다른 가구 유형에 비하면 55%에 불과하다. 2019년 통계청이 조사한 대한민국의 사회적 고립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을 훨씬 뛰어넘는 27.7%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청년층의 37%는 ‘큰돈을 빌릴 곳이 없다’고 답했고, 15%는 ‘몸이 아파도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사회적 돌봄 시스템은 주로 영유아와 노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나무위키 고독사 2-6 청년 실업의 만성화 및 청년층 고독사 증가

 

 소설 <카프네>를 보며 남일 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돌봄은 아동이나 노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돌봄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사용하는 이용자는 많지 않다. 가까운 우리 주변에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의 (따뜻한)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우섭(군산한길문고 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