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가시노 게이고]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해야 함에도 책을 너무 읽고 싶었던 적이 있다. 그 이유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한국에 출간 됐기 때문이다. 나는 이 판타지라는 장르에 큰 흥미를 느꼈고 불우해 보이는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함께 아프고 기뻐하며 학교생활을 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고 학교를 졸업하듯 해리포터 시리즈가 마무리 되고 난 후 내 인생에서도 독서는 졸업을 했었던 거 같다.
이 시리즈가 마무리 되고 난 후 거짓말처럼 난 책에서 손이 멀어졌고 당시 급속도로 발전해가는 네이버 웹툰을 보기 위해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그랬던 나에게 책과 가까워질 기회가 다시한번 더 왔다.
2013년 봄 서점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그곳이 바로 한길문고였다. 이때를 생각해 보면 책을 다시 들어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생각이 된다. 책이 주는 물성 이상의 존재감에 고양되어 퇴근 후 책을 계속 읽게 됐다. 비록 읽는 책은 주로 추리소설 또는 한국, 일본, 외국소설이었지만(나는 소설을 매우 좋아한다) 서점에 일하면서 많은 작가님들을 알게 됐다. 그렇게 알게 된 작가님 중 단연 나에게 많은 다독은 안겨줬던 건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때마침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출간 되었고 이 책은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1등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 이후로 ‘월간 히가시노‘라 불릴만큼 많은 책이 쏟아져 나왔고 난 그의 책을 미친 듯 탐독했다. (가끔 한 달에 2권 씩 책이 나올 때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한 명이 아니고 여려 명이 글을 쓰고 이 이름으로 책을 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많은 책을 쓰고 다양한 시리즈를 냈지만, 내 최고 픽은 [가가형사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 다.
[가가형사 시리즈]의 가가형사는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면모를 보여준다. 가가형사를 보며 나도 현실에서 사소한 것을 추리 해보았다. 예를 들어 매장에 방문한 고객의 움직임을 보고 어떤 종류의 책을 찾는지 추측해보기도 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일을 내 맘대로 추리해 봤다. 결과는 역시 내 생각과는 반대로 번번히 실패를 했다. 그럼에도 가가형사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매번 현실에서 ‘가가형사’를 따라 해보곤 했다. 진실을 꿰뚫어 보는 시각을 갖고 싶었고 진실 안에 사람의 마음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이 나를 매료 시켰다.
두 번째 픽은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호텔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우리의 주인공 가..가(?)가 아니라 닛타 형사가 호텔리어가 되어 잠입수사를 한다. 이에 도움을 주는 호텔리어 나오미와의 호흡을 통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이야기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러브스토리가 가미됐으면 하면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호텔을 지키고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이 이 책을 끝까지 붙잡게 만든다.
(마지막 순간에도 혹시... 혹시... 하면서 러브라인을 끝까지 찾았다...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소설을 써냈다. 그러다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다독하게 됐고 다른 분야의 책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이로운(?) 영향을 끼친 히가시노 게이고는 2026년 7월 23일 향년 68세의 나이에 타계했다. 더 이상 이 작가의 신간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크게 느낀다.
그래도 최근 <투명한 나선>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아직 타계하기 전 쓴 하나의 작품이 더 있다고 한다. 마지막 유작이라고 하는데 출간하지 않은 작품도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 이후 유작이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끝을 모르고 나왔기 때문에... 바래본다.
아무튼...!! <투명한 나선>을 펼쳐 읽었을 땐 오랜만에 일본 드라마로도 상영 됐었던 <갈릴에오>가 생각났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탐정 갈릴레오>가 원작인 드라마였고 시즌 2 까지 재밌게 봤다. 과학자인 주인공 유카와 교수가 강력계 형사가 가져오는 미스테리한 죽음을 둘러싼 사건을 과학적인 원리와 결합하여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영화로는 <용의자 X>로 원작 <용의자 X의 헌신>에도 주인공인 유카와 교수가 나온다. 이 교수가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다.
<투명한 나선>은 프롤로그부터 시작이다. 한 여성이 아이를 갖고 남편의 죽음으로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 힘들어 기관에 맞기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때 나중에라도 아이를 알아볼 수 있게 자신이 직접 만든 수제 인형을 아이와 함께 바구니 안에 넣어둔다.
이후 시간이 흘러 꽃가게에서 일하는 ‘소노카’의 엄마가 갑자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함께 살던 집에서 이제는 혼자 살게 된다. 그녀가 가장 힘들 때 우에쓰지라는 남자가 다가오는데 이 상황은 프롤로그와 비슷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죽음을 맞이한 남자 ‘우에쓰지’는 누군가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는 것. 함께 살고 있는 소노카가 가장 의심을 받지만 소노카는 누군가와 함께 도망을 다니게 된다. 알리바이마저 확실한 소노카는 우에쓰지를 죽일 순 없었다. 그럼에도 계속 도망다니는 소노카를 찾기 위해 모든 경찰이 동원되는데, 여기에 연결점이 있는 유카와 교수의 도움을 받게 된다.
유카와 교수는 소노카의 도망을 도와주고 있는 조력자가 출간한 도서에 자신이 쓴 도서가 참고자료로 사용했기에 메일을 주고받았던 이력이 있었다. 그 점을 이용해 조력자에게 연락을 취할 것을 부탁하지만 그는 경찰이 제시한 방식에는 우려되는 것이 있다며 이를 거절한다. 하지만 유카와는 경찰과 함께하며 사건의 진상에 다가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작품 <투명한 나선>을 보며 과거 작품과 비교해봤을 때 “너무 재밌다!!”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대장암에도 불구하고 작품활동을 계속 했다는 것에 대단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 작품을 보면서 필자는 자신의 자식(작품)들을 매듭짓고 싶었던 건 아닌가 생각된다. 애착 가는 많은 자식 중 몇몇은 어떤 방식으로든 마무리 짓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책 한 권 읽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진입장벽이 높지 않나 생각된다. 그리고 요즘같이 영상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는 시대에 책은 느리고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몇 시간씩 시간을 들여 보면서 느리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영상은 보면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받아들이기만 한다.
데카르트가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김우섭(군산한길문고 점장)
[히가시노 게이고]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해야 함에도 책을 너무 읽고 싶었던 적이 있다. 그 이유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한국에 출간 됐기 때문이다. 나는 이 판타지라는 장르에 큰 흥미를 느꼈고 불우해 보이는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함께 아프고 기뻐하며 학교생활을 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고 학교를 졸업하듯 해리포터 시리즈가 마무리 되고 난 후 내 인생에서도 독서는 졸업을 했었던 거 같다.
이 시리즈가 마무리 되고 난 후 거짓말처럼 난 책에서 손이 멀어졌고 당시 급속도로 발전해가는 네이버 웹툰을 보기 위해 휴대폰을 들어 올렸다.
그랬던 나에게 책과 가까워질 기회가 다시한번 더 왔다.
2013년 봄 서점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그곳이 바로 한길문고였다. 이때를 생각해 보면 책을 다시 들어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생각이 된다. 책이 주는 물성 이상의 존재감에 고양되어 퇴근 후 책을 계속 읽게 됐다. 비록 읽는 책은 주로 추리소설 또는 한국, 일본, 외국소설이었지만(나는 소설을 매우 좋아한다) 서점에 일하면서 많은 작가님들을 알게 됐다. 그렇게 알게 된 작가님 중 단연 나에게 많은 다독은 안겨줬던 건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때마침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출간 되었고 이 책은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1등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 이후로 ‘월간 히가시노‘라 불릴만큼 많은 책이 쏟아져 나왔고 난 그의 책을 미친 듯 탐독했다. (가끔 한 달에 2권 씩 책이 나올 때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한 명이 아니고 여려 명이 글을 쓰고 이 이름으로 책을 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많은 책을 쓰고 다양한 시리즈를 냈지만, 내 최고 픽은 [가가형사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 다.
[가가형사 시리즈]의 가가형사는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면모를 보여준다. 가가형사를 보며 나도 현실에서 사소한 것을 추리 해보았다. 예를 들어 매장에 방문한 고객의 움직임을 보고 어떤 종류의 책을 찾는지 추측해보기도 하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일을 내 맘대로 추리해 봤다. 결과는 역시 내 생각과는 반대로 번번히 실패를 했다. 그럼에도 가가형사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매번 현실에서 ‘가가형사’를 따라 해보곤 했다. 진실을 꿰뚫어 보는 시각을 갖고 싶었고 진실 안에 사람의 마음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이 나를 매료 시켰다.
두 번째 픽은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다.
이 시리즈는 호텔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우리의 주인공 가..가(?)가 아니라 닛타 형사가 호텔리어가 되어 잠입수사를 한다. 이에 도움을 주는 호텔리어 나오미와의 호흡을 통해 사건을 해결해가는 이야기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러브스토리가 가미됐으면 하면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호텔을 지키고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이 이 책을 끝까지 붙잡게 만든다.
(마지막 순간에도 혹시... 혹시... 하면서 러브라인을 끝까지 찾았다...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소설을 써냈다. 그러다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다독하게 됐고 다른 분야의 책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이로운(?) 영향을 끼친 히가시노 게이고는 2026년 7월 23일 향년 68세의 나이에 타계했다. 더 이상 이 작가의 신간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크게 느낀다.
그래도 최근 <투명한 나선>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아직 타계하기 전 쓴 하나의 작품이 더 있다고 한다. 마지막 유작이라고 하는데 출간하지 않은 작품도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 이후 유작이 더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끝을 모르고 나왔기 때문에... 바래본다.
아무튼...!! <투명한 나선>을 펼쳐 읽었을 땐 오랜만에 일본 드라마로도 상영 됐었던 <갈릴에오>가 생각났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탐정 갈릴레오>가 원작인 드라마였고 시즌 2 까지 재밌게 봤다. 과학자인 주인공 유카와 교수가 강력계 형사가 가져오는 미스테리한 죽음을 둘러싼 사건을 과학적인 원리와 결합하여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영화로는 <용의자 X>로 원작 <용의자 X의 헌신>에도 주인공인 유카와 교수가 나온다. 이 교수가 이번 작품의 주인공이다.
<투명한 나선>은 프롤로그부터 시작이다. 한 여성이 아이를 갖고 남편의 죽음으로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 힘들어 기관에 맞기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때 나중에라도 아이를 알아볼 수 있게 자신이 직접 만든 수제 인형을 아이와 함께 바구니 안에 넣어둔다.
이후 시간이 흘러 꽃가게에서 일하는 ‘소노카’의 엄마가 갑자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함께 살던 집에서 이제는 혼자 살게 된다. 그녀가 가장 힘들 때 우에쓰지라는 남자가 다가오는데 이 상황은 프롤로그와 비슷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죽음을 맞이한 남자 ‘우에쓰지’는 누군가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는 것. 함께 살고 있는 소노카가 가장 의심을 받지만 소노카는 누군가와 함께 도망을 다니게 된다. 알리바이마저 확실한 소노카는 우에쓰지를 죽일 순 없었다. 그럼에도 계속 도망다니는 소노카를 찾기 위해 모든 경찰이 동원되는데, 여기에 연결점이 있는 유카와 교수의 도움을 받게 된다.
유카와 교수는 소노카의 도망을 도와주고 있는 조력자가 출간한 도서에 자신이 쓴 도서가 참고자료로 사용했기에 메일을 주고받았던 이력이 있었다. 그 점을 이용해 조력자에게 연락을 취할 것을 부탁하지만 그는 경찰이 제시한 방식에는 우려되는 것이 있다며 이를 거절한다. 하지만 유카와는 경찰과 함께하며 사건의 진상에 다가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작품 <투명한 나선>을 보며 과거 작품과 비교해봤을 때 “너무 재밌다!!”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하지만 대장암에도 불구하고 작품활동을 계속 했다는 것에 대단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 작품을 보면서 필자는 자신의 자식(작품)들을 매듭짓고 싶었던 건 아닌가 생각된다. 애착 가는 많은 자식 중 몇몇은 어떤 방식으로든 마무리 짓고 싶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책 한 권 읽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진입장벽이 높지 않나 생각된다. 그리고 요즘같이 영상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는 시대에 책은 느리고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몇 시간씩 시간을 들여 보면서 느리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영상은 보면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받아들이기만 한다.
데카르트가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Cogito, ergo sum.
김우섭(군산한길문고 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