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제 : 저어새

군산시민연대
202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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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제  : 저어새

 

  몇일 전 영화 매트릭스를 우연하게 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 봤던 매트릭스는 주인공 네오가 총알을 피하며 적과 싸우는 모습만 기억에 남아있다. 단순히 액션에 반해 봤던 영화를 이번에 다시 보면서 다른 측면을 보게 됐다. 이야기의 시작은 AI 로봇과 인간의 전쟁에서 인간이 로봇을 막기 위해 로봇에게 필요한 에너지 자원중 하나인 태양에너지 생성을 막았다. 그리하여 로봇은 인간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성하고 매트릭스라는 공간에 인간들을 가둔다. 매트릭스에서 인간은 본인들이 그 공간에 갖혀있다는 인지를 못한다. 그저 AI로봇에게 사육되어 에너지를 생성하는 동물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군산에는 저어새라는 조류가 지금 새만금의 무인도에 자리를 잡아 서식하고 있다.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종으로 2010년 기준으로 약 2,400여마리만 서식한다. 주로 한국, 홍콩, 대만,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 분포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을 비롯한 서해안의 무인도서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어새는 생김새가 독특하여 멀리서 보고서도 단번에 구별할 수 있다. 저어새란 이름에서도 나타나지만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얕은 물속에 넣고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 특별한 습성 때문이다. 꼭 그 모습이 나룻배의 사공이 노 젓는 모습과 흡사하다. 영어 이름도 ‘black-faced spoonbill’이라 불리는데 ‘검정색 얼굴을 가진 숟가락 부리’라는 의미다. 저어새에게 삶의 터전인 새만금 지역에 국제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항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져 지역이 발전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 발전된 만큼 저어새는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고 새만금에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저어새 특성상 예민하여 공항이 생긴다면 새만금에서는 서식하지 못할 것이라 전망된다. 그렇다면 저어새는 한반도에서 더 이상 서식이 불가능하고 이제 멸종위기로까지 가게 되진 않을까? 

 또한 공항이 생긴다고 새만금 지역이 발전하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틀릴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 자연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도시를 발전시킨다는 명분아래 합리화 시킬 수 있을 것인가? 지금도 계속 되는 환경파괴로 인해 인간에게 피해는 계속해서 돌아오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더 높아져 눈에 보이는 큰 피해가 오기전에 우리의 이기심을 내려 놓는 것은 어떨까?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것인가?" (매트릭스에서 나온 대사중 하나이다.)

 

[7월 추천책]

저어새는 왜?

김대규 / 이야기꽃

저어새는 왜 칫솔을 물고 집까지 날아 갔을까?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새만금에 대입해서 보다보면 많이 와닿는다. 발전 하고 있는 도시를 지나 가다 보면 저어새가 서식하는 공간에 도착한다. 그곳에 저어새는 온갖 쓰레기를 이용해 집을 짓고 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하면서 저어새에 관해 그리고 환경에 대해 활동을 해보기 좋은 책이다.

 



빌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빌 게이츠 / 김영사

 인류가 배출하는 연간 탄소 배출량 510억톤! 빌게이츠는 제안한다 우리가 탄소 배출량을 점점 줄여 제로 배출을 해야 한다고! 이대로 간다면 지구는 빠른 시일 안에 기후재앙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정부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과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서로 달라 두 가지를 나누어서 이야기한다. 개인 차원에서 청정전기를 신청하고(책을 읽으면 왜 그런지 이해가 간다) 집 안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전기차를 타고 인공 고기를 먹으라고 제안을 한다. 2차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우리는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지금 까지도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고 이제는 넘어서 온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구의 온도가 5℃만 더 올라가면 지구는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모두의 노력이 우리의 삶을 위한 터전을 만든다.



천 개의 파랑

천선란 / 허블

 기수로 태어난 로봇. 개발자의 실수로 인해 이 로봇에게 생각을 심어주었다. 자신에게 배정된 말과 함께 달릴 때 말이 느끼는 행복을 자신도 느끼면서 존재 이유를 찾아간다. 말로서의 기능(여기서는 경주말로서 더 이상 의미가 사라졌을 때)이 다하면 살 처분 되는 현실 속에서 주인공 로봇은 말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린다. 인간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생기는 동식물들의 불편한 부분들. 천선란 작가는 이런 부분을 우리에게 알리고자 소설을 통해 전달한다. 소설도 재미있어 있는 내내 ‘하하호호’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인간이 주류가 아닌 동식물이 주류가 되는 사회를 생각하는 작가의 책을 통해 다른 관점을 보는건 어떨까?




김우섭(군산한길문고 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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