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를 헐어라

군산시민연대
202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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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를 헐어라


 대선후보 경선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TV 방송에서는 연일 뉴스 첫 화면을  장식하는 코로나19 확진 발생 상황 다음으로 대선후보에 대한 근황을 알리고 있다. 다른 매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눈에는 코로나와 대선후보만 보인다. 좀처럼 잡히지 않고 변종이 계속 출몰하는 코로나에 대한 악몽과 대선후보들끼리의 흙탕 속 공방전. 흥행 면에서 보자면 이처럼 열광적인 흥행도 없다. 그러나 지나쳐서는 안 되는 것이 있으니, 역사가 주는 -우리 삶의 밑바닥에 흐르는 어쩌면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영향력이다. 지금까지 나라를 이끌었던  지도자들이 벌인 행태가 지금 적나라하게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 눈앞에 펼쳐지며 상상도 못할 폐해를 주기 때문이다.

 

 2021년 8월 24일 밤,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4대강 사업 후 10년의 기록이 공개되었다.


 한국형 녹색뉴딜정책으로 추진한 4대강(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사업은 성공(?)했다. 녹색을 새롭게 강에 채우려는 정책이었는데 계획대로 녹조가 강을 채우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아니 아직 진행 중이다.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지금의 정부가 4대강을 그대로 둔다면 머지않아 성공하리라. 라떼(뜨거운 우유를 탄 커피)를 먹고 싶다면 녹조라떼를 먹으라. 4대강의 절반을 녹조로 채우고 있으니 장관(?)이로다. 돈에 눈이 먼 어느 대통령이 강바닥을 6m 깊이로 파서 운하를 만들어 배를 띄워 관광도 하고, 물류도 하여 경제를 살리겠다는 발칙한 상상을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다.

 

 연일 공사 중이므로 겉으로는 경제가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강이 썩고 사람이 병들어 갔다. 보다 못한 용감한 기자가 죽어서 물위에 떠오른 수십만 마리  물고기를 10일 동안 세어 부대에 담으면서 4대강의 비밀을 캐내고자, 비리를 알리고자, 지금도 녹조라떼 앞에 서 있다. (태곳적부터 강바닥 흙에 녹아 있던 수많은 고기들의 먹이인 미생물과 영양소들을 다 갈아엎으니 고기들이 무얼 먹고 살겠는가?) 실상을 알려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환경을 후세들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선한 목표, 반드시 알려야한다는 의지와 동시대인으로서의 책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인내와  헌신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물 품질검사방법은 가관이다. 물을 모아 내보내는 취수장 근처에는 녹조가 창궐한 데 거기서 물을 채취하지 않고, 상류 쪽으로 4km떨어진 깨끗한  물을 상·중·하 깊이에서 채취한 것을 섞으니 물은 희석되고, 물을 오염시킨다는 남조류(천오백여종의 원시 광합성식물을 총칭. 생명활동에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고 분해하는 대사 작용의 결과로 독소와 냄새를 발생시킴)는 눈을 씻고 봐야 보인다.(물이 깨끗한지 보라 했더니 지금은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지 않는 남조류 세포 수만 세고 있다. 눈으로 봐도 녹조가 강을 덮었는데 현미경으로 들여다보아야 아는가? 그러고 나서 하는 말이 물이 깨끗하단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고, 대통령이 보의 수문을 개방하게 하고, 헐라고 지시했으면 언제 부수겠다고 계획을 짜서 보고하고 바로 망치로 부수면 강이 스스로 알아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인데 왜 이러고 있는가? 보를 헐라고는 했는데 언제 헐라고는 지시가 없어서 헐지 않았다니 이게 말인가 막걸린가. 배고프면 밥 먹으라고 했더니 배는 고픈데 언제 먹으라고 시간을 안 정해줘서 굶고 있단 말인가? 녹조에는 청산가리보다 100배 강한 물질을 함유하고 있고, 그 물을 정수해서 식수로, 그대로 농수로 사용해서 인간과 작물이 살아간다.  문제는 그 물질이 작물에도 정수한 물에도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알고도 안하면 범죄다. 알고도 힘이 약해 못하면 힘이 센 이들의 억압으로 살게 되니 수치스러운 일이다. 약한 사람이 힘을 합하여  진실을 밝히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래도 귀찮아서 못하겠다면 이대로 살되 사회가 어떠니 정책이 어떠니 불평불만을 하지 말아야한다. 모른 체 하며, 내 일만 열심히 해서 돈 받아, 숨죽이며 살면 그런대로 살아갈 터인데 입 바른 소리 한다고 괜히 눈치보고 욕먹으며 살 필요가 있겠는가? 물은 심해에서 뽑아낸, 땅 밑 암반석에서 캐낸 생수 사먹고, 라면 먹거나, 싸고 깨끗한(?) 수입쌀 먹으면 되는 거지.

 

 물 때문에 가격 때문에 내가 내 땅에서 키운 작물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남의 땅에서 키운 작물을 사와서 먹고 살아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어디 있는가. 싸면 무조건 되는 것은 아니잖은가. 싸더라도 먹을 수는 있어야지. 우리 것이 먹을 만 하고, 비쌀 수밖에 없다면 비싼 값에라도 먹어야 산다. 싼 것 먹으려고 우리 논밭 갈아엎고 수입산 먹다가 그들이 공급을 딱 끊으면 어쩌려는가? (농업을 살리는 것이,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에서 쌀을 포기 못하는 것이, 강에 유람선을 띄워 관광자원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 강물을 살리려고 하는 것이 더 중하고, 생명을 살리는 길임을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근사한 자동차 바퀴 뜯어먹고, 멋진 집을 뜯어먹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자동차 팔아서 빵 사 먹고, 집 팔아 쌀 사먹으면 되지 뭐 대순가?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 싶다. 먹을 수도 없는 자동차도, 집도 사는 사람이 없다면 어쩌려고 그러시는가.) 짧은 시 한 수.

 

4대강 비가(悲歌)

강은 흘러간다 해서 강이라네.

운하를 건설하고 물류를 통해 경제를 살린다는 감언이설이 막히자  

백성이 피땀으로 내놓은 막대한 세금을 거저 가져갈 명분이 없네.

홍수 막는다는 핑계로 강바닥을 파 흐르는 물을 보에 가두니 썩을밖에

강에는 푸른 녹조가 흐르고

진흙탕 속에서나 사는 연꽃이 깨달음의 부처처럼 피어오른다.

물 관리 요원은 청정지역으로 올라가 생수 뜨듯 깨끗한 물을 떠다

하루 종일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남조류 세포 수만 세고 있다.

깨달은 사람 몇몇은

오늘도 녹조를 바라보고 죽은 물고기를 자루에 쓸어 담고 한숨지으며

저문 강에 삽을 씻는다.

누가 돈을 달라 했는가?

누가 부자로 만들어 달라했는가?

안전하게 생명으로 살아갈 자유와 행복할 권리를 달라하지 않았는가?

먹을 만한 물을 먹고 싶고,

가능하다면 우리 손으로 지은 작물을 먹겠다는 것이 그리 나쁜 일인가?

잠결에 보이는 TV화면 속 4대강 녹조라떼가 시퍼레 슬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의 영향력이 흐른다. 강물은 썩어가고 있고 생명은 죽어가고 있다. 4대강 보를 헐어 물이 흘러가게 하지 않으면 물은 썩는다. 물이 썩으면 물고기가 죽고, 물고기가 죽은 물로 작물을 키우면 작물이 병들고, 병든 작물을 먹으면 짐승도 죽고 사람도 죽는다. 물이 곧 생명이다. 예부터 물을 잘 다스리는 임금을 성군이라 했다. 정치는 바름을 세우는 것이고(정의), 바르게 행하는 것이다(공정). 정치를 잘하는 사람은 생명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의원과 단체장 선거는 그래서 중요하다. 4대강을 기어이 헐어 물을 살리고, 인간의 생명을,  자연과 환경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지나간 지도자들이 남긴 공과를 묻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자 실천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지금 당장 4대강 보를 헐어 강이 흐르게 하라. 편견과 독선으로 가득 찬 우리네 마음보를 헐어 사랑이 넘치게 하라.

 

강태호(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