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바란다

군산시민연대
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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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바란다.


아닌 밤에 홍두깨처럼, 야당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한다고, 비상계엄을 선포하여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며 내란죄로 구속당하고, 국회에서 탄핵소추 당해 헌법재판소 8인이 전원일치로 합의한 헌법 유린으로 파면당하고도, 극우 선동자들과 손을 흔들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거짓말을 밥 먹듯 하던 내란수괴가 속한 당에서 나온 대통령 후보자가 플래카드에 대문짝하게 적은 "국민이 거짓을 이긴다."는 말이 웃기게도 현실이 되었다. 국민은 내란 획책한 자와 무리수인줄 알면서도 동조한 세력과 내통하는 자를 선택하지 않았다.

 

20대 대선에선 극우가 아닌 세력(좋게는 진보)이 47.83%, 극우세력(좋게는 보수)이 48.56%를 득표하여, 0.73% 밖에 표 차이가 안나 극우세력이 간발의 차로 이겨 집권 했지만, 2년여 동안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고, 검찰 공화국에 국민은 눈 아래로 두고, 세계로 돌아다니며 아무 말 잔치를 벌여 나라 망신, 집안은 줄줄 새 장모님에 사모님까지 입방에 오르내리고, 고집불통의 국정 운영으로 치닫다 촛불로 대항하는 민중을 비상계엄으로 억압하려다 결국 계엄사태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2025년 6월 3일 치러진 21대 대통령 선거에선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당(좋게는 진보를 지향하는 당)이 49.42%, 계엄을 옹호하는 보수색채를 띤 당( 속내를 말하면 극우유투버와 극우종교집단을 맹신하는 당) 41.15%, 보수를 혁신한다고 뛰쳐나왔지만 맹탕 보수 언저리만 맴돌다 성차별적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당(개혁한다고 발버둥 쳐 보지만 그 뿌리가 어디 가는가) 8.34%를 옛 이름으로 다시나온 민주노동당은 0.98% 득표하였다. 만약 보수라고 우기는 2개의 당이 총집결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49.49%가 되어 0.07%차이로 또 한 번 험한 꼴을 당할 뻔 했으니 겨우 0.66%가 극우에서 떨어져 나가 운 좋게 당선되었을 뿐이다. 자화자찬하지 말라. 49.49%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언제든지 기회가 오면 한 몸이 되어 대한민국을 집어 삼킬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전체가 위대한 나라, 위대한 민중이 아니다. 49.24%와 0.98%에 해당하는 사람만이 촛불을 들고, 내란수괴를 파면시킨 새로운 혁명세력이다. 49.49%는 촛불을 들지 않고 거짓 선동의 깃발을 들었고, 계엄을 옹호하고, 법원을 부수고, 내란수괴가 다시 돌아오기를 외치는 자들이니 바로 내 옆에 그들이 있다. 49.49% 그들을 적으로 삼자는 것이 아니다. 그런 가치를 지닌 채 사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이라는 얘기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 세력을 조심하고, 그들처럼 행동하지 말고, 자유와 평화를 깨뜨리고, 정의를 짓밟고, 생명을 위협하는 그들의 파괴와 선동에는 분연히 맞서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첫째, 명실상부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둘째, 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셋째,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넷째, 문화가 꽃피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다섯째,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회복도 성장도 결국은 이 땅의 주인인 국민의 행복을 위한 것입니다.

모든 국가역량이 국민을 위해 온전히 쓰여 지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듭시다.

작은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국가권력을 동원한 내란에 저항하고, 아름다운 빛으로 희망세상을 열어가는 국민 여러분이 이 역사적 대장정의 주역입니다.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5200만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탁받은 대리인으로서 21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주어진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21대 대통령 취임사 전문 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평소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내용이 진정성 있게 담겨 있는 느낌이다. 취임 첫마디에서 “크게 통합하고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다. (대통령의 의미를 크게 통합하라는 아우르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읽을 수도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말은 참으로 멋지지만 어찌 모두를 아우를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든 피해를 본다는 생각을 가진 국민이 존재할 것이다. 생각을 조금 바꾸어 지금 약간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다면 가능할까 모르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언한 5대 국정과제에 토를 달아 본다.

 

민주화가 되었든 안 되었든 오적(국회의원, 장차관, 재벌, 장성, 고급공무원)과 검찰과 경호처가 주인 행세하며 판을 치는 나라는 보았어도,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언제 되어 본적이 있더란 말이냐. 검찰을 개혁하고, 정치를 개혁하고, 참신하게 국정을 운영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자.

 

성장 발전하는데 어느 선까지 성장 발전해야 만족하겠는가? 전 세계를 돈으로 힘으로 주물럭거리는 미국의 모습을 보라 그리 행복해 보이는 것은 아니잖나? 행복한 나라의 순위는 성장 발전이 아니라, 성숙(길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깊어지고) 발달(넓게 퍼지는 것만이 아니라 탁월한 단계에 도달하는)이라는데 말이다. 나는 세계만방에 이름을 드날리는 경제대국이 되는 것보다, 가난하더라고 서로를 안아주는 민중 모두가 행복한 행복대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함께 잘 살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자본이 부를 쌓고, 권력을 갖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불가능하다. 보통의 사람들은 돈도 없고 권력도 없어 알게 모르게 자본가들이 만든 회사에서 일하고, 그들이 생산한 제품을 쓰며, 다시 그들의 호주머니를 불려 주고 있다. 이상하게 혁신을 외치지만 그들이 만든 제품을 인방에 들여 놓고, 손에 들고 다니며 그들의 배를 불려 주는데 앞장서고 있다. 나도 그렇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줄여보자는 것이다. 그들의 홍보대사가 쓰고 있다고, 살고 있다고, 입고 있다고, 타고 있다고 우리도 그래야 되는 것은 아니다. 아플까봐 보험, 아프면 병원, 손가락 간지러워 휴대폰, 일했으니 쉬며 보는 바보상자를 쳐다본다. 한발자국도 그들의 그물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이제는 인공지능 로봇이 척척 알아서 해주니 편한가? 일자리는 줄어들고, 로봇을 고용한 자본가들은 노사분규 없이, 24시간 작업장을 풀가동하며 신나게 배를 불려가고 있다. 그렇다고 나는 손 개 얹고 가만히 있으란 말인가? 인공지능 로봇사서 서비스 받으려면 그 놈의 돈을 벌어야 할 것 아닌가? 안 먹으면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그들이 유통하는 그 빌어먹을 식품을 사먹어야 되는 것 아닌가? 자본가들은 무얼 먹고 살까? 건물을 먹고 사는 것도, 땅을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그들도 밥을 먹어야 사야 하는데 바로 노동자들로부터 걷어 들인 돈 밥을 먹고 산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잘 산다는 기준이 뭔가는 잘 모르겠지만, 객관적인 기준이 어느 정도 주어진다면, 그 기준에 가까이 가기를 바래본다.

 

문화가 꽃피는 나라는 백범 선생이 강조했던 나라다. 그래 우리의 문화를 가꾸고 문화 속에 담은 뜻을 지켜내고, 창달하면 좀 좋으랴. 그러나 우리는 가끔 착각한다. 선진 문화와 미개 문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문화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크고 작은 문화가 없고, 우수하고 열등한, 아름답고 추한 문화가 없으니 상대적일 뿐이다. 민족은 민족끼리, 사회는 사회끼리 몇 천 년 혹은 몇 백 년 먼저 죽은 자들이 물려준 문화의 씨앗을 가져다 산 자들이 싹 틔우고 있는 것이지 않은가? 각 문화마다 특색이 있고, 담긴 뜻이 있으니, 차별하거나 혐오하지 말고 서로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문화는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화가 있다고 세계에 선 보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저런 외국 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 들여, 그 깊은 속내는 알지 못하고 겉모양만 취하여 흉내만 내는 꼴이 많으니, 우리가 가지고 있던 멋진 전통문화는 온데 간 데 없어지고 뒤죽박죽이 되었지만 말이다.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조금만 일찍 구조에 나섰어도 다 살아 있을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 각종 노동 현장의 참사가 줄지어 섰고, 툭하면 사람을 죽이고, 불을 지르는 범죄가 백주 대낮에도 벌어지고 있고, 땅은 푹푹 꺼지니 걸어 다니기가 무서울 지경이다. 거기에 안전 불감증까지 있어 똑같은 사고는 계속 되고, 그때그때 사과하는 시늉하고, 땜질 하고, 또 사고가 나면 그럭저럭 넘어가고 우리는 서서히 잊어버리고 만다. 인간이 가는 곳엔 자연이 남아나지 않고, 인간이 있는 곳에서는 싸움이 끊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인간의 욕망 때문이다. 욕망은 이기심을 부르고 채워도 끝이 없고 죽어야 끝이 나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번 정부에서는 수면 위에 떠오른 모든 참사와 인재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야 한다. 대한민국 전체 안전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도 밥상머리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남존여비사상과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극우보수에 표를 던진 20대 남자 유권자가 70% 가까이 된다고 하니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미래 선진 나라를 이끌고 갈 젊은 동량들의 사고와 가치관이 극우를 옹호하거나 지향한다면 차별과 혐오와 경쟁은 심화되고, 개인주의-나는 소중해-로 포장된 이기주의-나만 아니면 돼-는 만연되고, 불평등은 가속화 될 것이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와 평화와 정의와 생명에 대한 바른 사고를 갖추지 않는다면 세상은 더욱 더 험악해질 것이다. 어찌해야 할 것인가? 균형 잡힌 사고를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고 기다릴 용기가 있어야 한다. 시행착오를 감내하고, 썩은 부분은 과감하게 도려내고, 말로만 백년지대계가 아닌 백년을 투자하고, 천년지대계를 이끌어간다는 새로운 각오와 결단을 내려야한다

 

가장 민주적이라는 미국의 민주주의제도가 트럼프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힘을 못 쓰고 있다. 본인이 머릿속으로만 공상했던 계획-돈으로 사람을 죽이려는 관세전쟁, 폭탄으로 진짜 사람을 죽이는 무지막지한 전쟁-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리에 맞지 않아도, 누가 뭐라고 하든, 득달같이 추진하는 것이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이를 흉내 내는 한국의 어리석은 종교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이 말아먹을 뻔 했던 대한민국을 벼랑에서 가까스로 일으켜 세웠던 민중들은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많을 터, 이재명 대통령은 뼈를 깎는 고통으로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차별과 혐오의 정치를 끊어내고, 화합과 협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선거기간 내내 전국을 돌며 민중들에게 내세웠던 공약과 취임사에서 선언한 5가지 국정과제를 제대로 실천하면 된다. 제발 그리하라. 짧은 시 한 토막.

 

대통령에 바란다.

그대는 이제 크게 통합하고 민중을 섬기라는 명령을 받들라.

내란세력을 철저히 응징하여 다시는 꿈틀 거리지 못하도록 하라.

정치 보복이 아닌 정치 혁신이라는 보약을 정성껏 다리라.

인기 회복이 아닌 경기 회복을 위해 애쓰라.

입바른 취임사가 아닌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실천하라.

문화 수출이 아닌 수려한 문화를 가꾸어 세계가 부러워하게 하라.

안전과 평화가 보장되고, 민중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라.

그리하여

퇴임하는 날 크게 통합한 모든 민중에게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대통령이 되라.


강태호(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