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하라
2024년 4월 10일 총선에서 여당 국민의 힘은 참패했고, 한때는 차기 대통령 감으로 떠오르며 기세가 등등하던 정치 초년생 한동훈은 소리 없이 물러났다. 야당에 파열음을 내며 갈라섰던 한 인사는 광주에서 참패를 당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윤대통령은, 민중의 대다수가 국정운영이 잘못되었다고 정신 차리라고 외치는 소리가 여론조사 때마다 들리는데, 20%대에 머무는 지지율에도 국정운영에는 문제가 없었고, 민심을 받들어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만 한다. 민심을 정말 모르고 있지 싶다. 탄핵하겠다는 민중의 소리가 들리지 않은가 보다. 더 창피한 꼴 당하기 전에 정중하게 고개 숙여(어찌 된 일인지 지금의 사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시하는 건지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고민한 흔적도 없이 방송에 비칠 때 마다 참 얼굴이 밝으니 알다가도 모르겠다.) 민중에게 실정을 사죄해도 부족한 판에 야당대표는 만나지 않겠다고 버팅기다 결국 만나기로 한다. 일말 회생의 빛이 보인다. 이 빛을 제발 놓치지 말고 전심으로 영수 회담에 응해 정말로 허심탄회하게 국정방향을 논의하라.
야당 더불어 민주당은 대승했고, 위성정당 조국혁신당은 조직한지 한 달 반 만에 12석을 챙기며 단숨에 제2 야당으로 떠올랐다. (새로운 개혁세력을 원하는 민중이 그나마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입김이 거셀 것이니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은 3년 후 정권을 창출하려면 진짜로 분발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잘해서 좋아서 민중들이 몰표를 몰아준 것이 아니요, 정부를 불신하는 민중의 애타는 마음들이 찍을 곳이 없어, 그 쪽으로 간 것인즉 의기양양하며 샴페인을 터뜨리지 마라. 이제부터 시작이니 민심을 잘 살피고, 민생을 살리는 혁신과 화합의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다음에 주목하라.
36.67%에 주목하라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비례의석 18석을 가져간 여당의 정당투표율 36.67%에 주목하라. 지난 대선에서 0.7%에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나니 어찌 그냥 지나치겠느냐. 그들은 당선 의석수는 야당의 반밖에 되지 않으나 인구수가 많고, 야당의 분열로 어디 한 구석이 약간이라도 허물어지면 역전이 가능한 소위 쪽수로 결집하고, 여간해선 흩어지지 않으며 호시탐탐 역전할 기회를 노리고 있으니 긴장의 끈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민심은 정직하지 않다. 정치라는 것이 묘해서 가진 자들의 힘 쪽으로 쏠리고. 국민들은 행여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 사람을 택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풍조가 경쟁과 능력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에 능력이 모자라거나 경쟁력이 없으면 주체적으로 흐름을 거부할 수가 없고(능력 없는 것이 왜 내 탓인가 가난한 부모 밑에 태어난 것이 죄인가. 무슨 기준으로 그러는지 모르지만 소위 잘나고 똑똑하면 잘 사는 것이 당연하고 못나고 멍청하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정의가 메말라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고, 사랑이 메말라 나만 잘나가면 그만이란 말인가) 거스를 때 오는 불편함을 감수하기 싫기 때문이다. 현 사회 체제 속에서 편하게 좀 더 벌어서 나만 잘살면 되는데 무엇 하러 거부하겠는가. 아니 성공이 전부요, 돈이 전부라고 배워왔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거부할 수가 없다. 그들은 이 틈을 파고 들 것이다.
8석에 주목하라
자산이 20조를 가진 기업이라도 돌아온 어음 1억을 막을 현금이 없으면, 내일 5백억이 들어온다 해도 소용없고, 부도를 맞는다. 적은 것이 발목을 잡는다. 야당 통틀어도 200석이 안되니 국회의원의 힘으로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개헌과 탄핵은 불가하다. 저지선을 지켜낸 8석에 주목하라. 그들은 철통처럼 자신의 그릇을 지키며, 집권여당이라는 칼을 휘둘러 야당 누구라도 흠을 잡아 가두려 할 것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고 맘먹고 잡아들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대통령 1석(?)에도 주목해야 한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무슨 소용인가 심심하면 주사위 놀이하듯 무지막지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 아니던가. 나라 다스리기 참 쉽다. 골머리 터지며 법안 짜내 다수결로 통과시켰더니 손사래 치면 끝이니 말이다. 1석은 앞으로 3년간 꿈쩍도 안할 것이니 오직 민중의 힘으로 개헌이든 탄핵이든 이끌어낼 수 있다. 촛불이 불타올라 그들이 움켜쥐고 있는 8석이 감동 감화로 움직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바늘 끝 같은 희망은 있나니 그들은 자신의 이득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라도 조직을 배신하고 배를 갈아타며 자멸하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꽉 막힌 고집에 주목하라
정부는 의사들에게 집단행동을 그만두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 말하는데. 집단행동을 하는 까닭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야한다. 대통령이 아무 생각 없이, 의료 체계에 대한 숙고 없이, 의사협회와 대화도 않고,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들리느니 의사들의 피로도가 심하다는 항간의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지만, 선거를 앞두고 툭 뱉어내듯 2천명 증원한다고 말하고 나서 증원에 대한 재고는 불가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으니 대화가 되겠는가? 정부는 뱉은 말이니 끝까지 가야 권위가 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정책을 실행하려다 반대에 부딪히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은 민심을 받아들이는 성숙한 과정이지 권위가 실추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유연성을 가지고 민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부의 대응에 민중들은 희망을 가질 것이다. 벽창호 같이 꽉 막힌 생각은 그만 하고, 의사협회도 증원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는 입장이니 2천명 증원을 철회하고 민중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한다.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더 체계적으로 확장되고 불가불 증원이 필요하다고 양측이 진단을 내리고 제시하는 대안이 (꿈같은 예기지만 혹, 알겠는가. 장기적으로 2만 명의 의사를 증원하자고 할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게 될지 모를 일이 아닌가. (내 생각에는 2만 명도 부족하다.) 민중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전 생애를 돌보는 주치의 개념으로 관리하고 치유하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말이다. 의사의 진료를 받지 못해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말이다. 의료인이 부족해 혹독한 여건 속에서 쪽잠을 자며 환자들을 돌보아야 하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인권을 조금이라도 존중한다면 말이다. 지금 당장 대화하라. 정부는 고집부리지 말고,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생각해서라도.
영수회담에 주목하라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선거 개입이라는 눈초리를 무시하며, 맥없이 민심을 듣는다고(입맛에 맞는 사람 앉혀 놓고 물어보면 누가 솔직하게 대답하고, 응답했다 해도 누가 알아 듣는다고. 대선 때 부랴부랴 만든 잘못된 공약을 폐기하거나 제대로 이행을 하는데 골머리를 앓아도 부족한 판국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 십 차례 국민들을 만나 선심공약을 펼치더니 왜 2년 동안 야당의 대표를 만나지 않았는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정권을 잡으면 다음 날 야당 당수들을 초대해 국정에 대한 협조를 구하고, 열심히 민중들을 섬기자고 의기투합해도 모자라는 판에 민심이 바닥을 치는데도 만나지 않는 무모한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지 말이다. 한 가지 집히는 것이 있는데 만나서 할 말이 없지 싶다. 자신의 국정 철학을 말할 만한 건더기가 없는 것이다. 옆에서 누가 써 주면 좋겠는데, 쓴 소리하는 자는 없고, 죄다 눈치만 보는 자들이 그득한데 어디 가당키나 한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나마 말실수도 많이 하는데, 나오는 대로 무조건 뱉어버리면 그야말로 낭떠러지로 추락하니 도망 다닐 수밖에. (한 순간 인기 많은 사람을 아무 생각 없이 뽑으면 이렇게 된다는 교훈을 얻은 것으로 감사할 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기회가 찾아 왔으니 놓치지 말라.
"2024년 4월 29일, 여야 영수회담 성사.
다 접고 만난다. 통근 만남 돼야"
손님 먼저 말씀하라는 (야당대표를 국정을 운영하는 동반자가 아니라 내가 초대하면 오는 손님으로 여기는 태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주인이니 요구사항을 들어나 보겠다는 투다. 여기서 이미 회담은 불 보듯 훤하다.) 윤대통령의 말에 야당대표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전하겠다며, 정식 회담에 앞서 15분 동안 종이에 적어온 내용을 읽어가며 발언을 했다. 대충 정리하면 이렇다. 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안보 등 모든 영역에서 온통 위기에 빠졌으니 민심을 잘 헤아려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라는 말과 함께 여러 가지 특별법과 특검법을 거부하지만 말고, 본인이 제안한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달라는 기본에 가까운 말이다. 온 민중이 지켜보고 있는데,
"좋은 말씀 감사하고 평소에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하실 것을 저희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옳겠는가(질문을 예상했으니 답도 준비해 두었겠다. 아니면 변명 일색이던지.) 아니면,
"정부와 여당이 미처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국정 기조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해 민심을 반영한 청사진을 내놓고, 현안 문제에 대해선 야당이 제안한 것들을 빠른 시일 안에 검토하고, 나라 살리는 일이라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언제든 만나 대책을 협의하고,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빈 말이라도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역시 맹탕이다. 수시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준비 없이 만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질문을 예상 했다하니 어떻게 비공개로 대응하나 기대해보자. (무엇이 찔려서 비공개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야당 대표가 발언한 내용에 대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야 하고, 그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민중들은 알아야 한다. 비공개를 주목하라.
짧은 시 한 토막.
비공개
나는 도망 다닌 것이 아니다. 잠시 피했을 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대를 초대했다. 손님으로.
그러니 그대는 말하라. 나는 듣겠다.
잘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 자리에서 대답할 수 없다.
왜냐고? 몰라서 묻는가?
강태호(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대표)
주목하라
2024년 4월 10일 총선에서 여당 국민의 힘은 참패했고, 한때는 차기 대통령 감으로 떠오르며 기세가 등등하던 정치 초년생 한동훈은 소리 없이 물러났다. 야당에 파열음을 내며 갈라섰던 한 인사는 광주에서 참패를 당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윤대통령은, 민중의 대다수가 국정운영이 잘못되었다고 정신 차리라고 외치는 소리가 여론조사 때마다 들리는데, 20%대에 머무는 지지율에도 국정운영에는 문제가 없었고, 민심을 받들어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만 한다. 민심을 정말 모르고 있지 싶다. 탄핵하겠다는 민중의 소리가 들리지 않은가 보다. 더 창피한 꼴 당하기 전에 정중하게 고개 숙여(어찌 된 일인지 지금의 사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시하는 건지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고민한 흔적도 없이 방송에 비칠 때 마다 참 얼굴이 밝으니 알다가도 모르겠다.) 민중에게 실정을 사죄해도 부족한 판에 야당대표는 만나지 않겠다고 버팅기다 결국 만나기로 한다. 일말 회생의 빛이 보인다. 이 빛을 제발 놓치지 말고 전심으로 영수 회담에 응해 정말로 허심탄회하게 국정방향을 논의하라.
야당 더불어 민주당은 대승했고, 위성정당 조국혁신당은 조직한지 한 달 반 만에 12석을 챙기며 단숨에 제2 야당으로 떠올랐다. (새로운 개혁세력을 원하는 민중이 그나마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입김이 거셀 것이니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은 3년 후 정권을 창출하려면 진짜로 분발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잘해서 좋아서 민중들이 몰표를 몰아준 것이 아니요, 정부를 불신하는 민중의 애타는 마음들이 찍을 곳이 없어, 그 쪽으로 간 것인즉 의기양양하며 샴페인을 터뜨리지 마라. 이제부터 시작이니 민심을 잘 살피고, 민생을 살리는 혁신과 화합의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다음에 주목하라.
36.67%에 주목하라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비례의석 18석을 가져간 여당의 정당투표율 36.67%에 주목하라. 지난 대선에서 0.7%에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나니 어찌 그냥 지나치겠느냐. 그들은 당선 의석수는 야당의 반밖에 되지 않으나 인구수가 많고, 야당의 분열로 어디 한 구석이 약간이라도 허물어지면 역전이 가능한 소위 쪽수로 결집하고, 여간해선 흩어지지 않으며 호시탐탐 역전할 기회를 노리고 있으니 긴장의 끈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민심은 정직하지 않다. 정치라는 것이 묘해서 가진 자들의 힘 쪽으로 쏠리고. 국민들은 행여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 사람을 택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풍조가 경쟁과 능력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에 능력이 모자라거나 경쟁력이 없으면 주체적으로 흐름을 거부할 수가 없고(능력 없는 것이 왜 내 탓인가 가난한 부모 밑에 태어난 것이 죄인가. 무슨 기준으로 그러는지 모르지만 소위 잘나고 똑똑하면 잘 사는 것이 당연하고 못나고 멍청하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정의가 메말라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고, 사랑이 메말라 나만 잘나가면 그만이란 말인가) 거스를 때 오는 불편함을 감수하기 싫기 때문이다. 현 사회 체제 속에서 편하게 좀 더 벌어서 나만 잘살면 되는데 무엇 하러 거부하겠는가. 아니 성공이 전부요, 돈이 전부라고 배워왔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거부할 수가 없다. 그들은 이 틈을 파고 들 것이다.
8석에 주목하라
자산이 20조를 가진 기업이라도 돌아온 어음 1억을 막을 현금이 없으면, 내일 5백억이 들어온다 해도 소용없고, 부도를 맞는다. 적은 것이 발목을 잡는다. 야당 통틀어도 200석이 안되니 국회의원의 힘으로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개헌과 탄핵은 불가하다. 저지선을 지켜낸 8석에 주목하라. 그들은 철통처럼 자신의 그릇을 지키며, 집권여당이라는 칼을 휘둘러 야당 누구라도 흠을 잡아 가두려 할 것이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고 맘먹고 잡아들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대통령 1석(?)에도 주목해야 한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무슨 소용인가 심심하면 주사위 놀이하듯 무지막지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 아니던가. 나라 다스리기 참 쉽다. 골머리 터지며 법안 짜내 다수결로 통과시켰더니 손사래 치면 끝이니 말이다. 1석은 앞으로 3년간 꿈쩍도 안할 것이니 오직 민중의 힘으로 개헌이든 탄핵이든 이끌어낼 수 있다. 촛불이 불타올라 그들이 움켜쥐고 있는 8석이 감동 감화로 움직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바늘 끝 같은 희망은 있나니 그들은 자신의 이득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라도 조직을 배신하고 배를 갈아타며 자멸하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꽉 막힌 고집에 주목하라
정부는 의사들에게 집단행동을 그만두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 말하는데. 집단행동을 하는 까닭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야한다. 대통령이 아무 생각 없이, 의료 체계에 대한 숙고 없이, 의사협회와 대화도 않고,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들리느니 의사들의 피로도가 심하다는 항간의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지만, 선거를 앞두고 툭 뱉어내듯 2천명 증원한다고 말하고 나서 증원에 대한 재고는 불가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으니 대화가 되겠는가? 정부는 뱉은 말이니 끝까지 가야 권위가 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정책을 실행하려다 반대에 부딪히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은 민심을 받아들이는 성숙한 과정이지 권위가 실추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유연성을 가지고 민중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부의 대응에 민중들은 희망을 가질 것이다. 벽창호 같이 꽉 막힌 생각은 그만 하고, 의사협회도 증원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는 입장이니 2천명 증원을 철회하고 민중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한다.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더 체계적으로 확장되고 불가불 증원이 필요하다고 양측이 진단을 내리고 제시하는 대안이 (꿈같은 예기지만 혹, 알겠는가. 장기적으로 2만 명의 의사를 증원하자고 할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게 될지 모를 일이 아닌가. (내 생각에는 2만 명도 부족하다.) 민중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전 생애를 돌보는 주치의 개념으로 관리하고 치유하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말이다. 의사의 진료를 받지 못해 억울하게 죽어가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말이다. 의료인이 부족해 혹독한 여건 속에서 쪽잠을 자며 환자들을 돌보아야 하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인권을 조금이라도 존중한다면 말이다. 지금 당장 대화하라. 정부는 고집부리지 말고,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생각해서라도.
영수회담에 주목하라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선거 개입이라는 눈초리를 무시하며, 맥없이 민심을 듣는다고(입맛에 맞는 사람 앉혀 놓고 물어보면 누가 솔직하게 대답하고, 응답했다 해도 누가 알아 듣는다고. 대선 때 부랴부랴 만든 잘못된 공약을 폐기하거나 제대로 이행을 하는데 골머리를 앓아도 부족한 판국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수 십 차례 국민들을 만나 선심공약을 펼치더니 왜 2년 동안 야당의 대표를 만나지 않았는가는 지금도 알 수 없다. 정권을 잡으면 다음 날 야당 당수들을 초대해 국정에 대한 협조를 구하고, 열심히 민중들을 섬기자고 의기투합해도 모자라는 판에 민심이 바닥을 치는데도 만나지 않는 무모한 배짱은 어디서 나오는지 말이다. 한 가지 집히는 것이 있는데 만나서 할 말이 없지 싶다. 자신의 국정 철학을 말할 만한 건더기가 없는 것이다. 옆에서 누가 써 주면 좋겠는데, 쓴 소리하는 자는 없고, 죄다 눈치만 보는 자들이 그득한데 어디 가당키나 한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나마 말실수도 많이 하는데, 나오는 대로 무조건 뱉어버리면 그야말로 낭떠러지로 추락하니 도망 다닐 수밖에. (한 순간 인기 많은 사람을 아무 생각 없이 뽑으면 이렇게 된다는 교훈을 얻은 것으로 감사할 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기회가 찾아 왔으니 놓치지 말라.
"2024년 4월 29일, 여야 영수회담 성사.
다 접고 만난다. 통근 만남 돼야"
손님 먼저 말씀하라는 (야당대표를 국정을 운영하는 동반자가 아니라 내가 초대하면 오는 손님으로 여기는 태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이 주인이니 요구사항을 들어나 보겠다는 투다. 여기서 이미 회담은 불 보듯 훤하다.) 윤대통령의 말에 야당대표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전하겠다며, 정식 회담에 앞서 15분 동안 종이에 적어온 내용을 읽어가며 발언을 했다. 대충 정리하면 이렇다. 나라가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안보 등 모든 영역에서 온통 위기에 빠졌으니 민심을 잘 헤아려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라는 말과 함께 여러 가지 특별법과 특검법을 거부하지만 말고, 본인이 제안한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달라는 기본에 가까운 말이다. 온 민중이 지켜보고 있는데,
"좋은 말씀 감사하고 평소에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하실 것을 저희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옳겠는가(질문을 예상했으니 답도 준비해 두었겠다. 아니면 변명 일색이던지.) 아니면,
"정부와 여당이 미처 깊이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국정 기조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해 민심을 반영한 청사진을 내놓고, 현안 문제에 대해선 야당이 제안한 것들을 빠른 시일 안에 검토하고, 나라 살리는 일이라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언제든 만나 대책을 협의하고,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빈 말이라도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역시 맹탕이다. 수시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준비 없이 만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질문을 예상 했다하니 어떻게 비공개로 대응하나 기대해보자. (무엇이 찔려서 비공개로 하는지 모르겠지만) 야당 대표가 발언한 내용에 대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야 하고, 그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민중들은 알아야 한다. 비공개를 주목하라.
짧은 시 한 토막.
비공개
나는 도망 다닌 것이 아니다. 잠시 피했을 뿐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대를 초대했다. 손님으로.
그러니 그대는 말하라. 나는 듣겠다.
잘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 자리에서 대답할 수 없다.
왜냐고? 몰라서 묻는가?
강태호(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