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칼럼] 시시콜콜 총선

군산시민연대
202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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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총선


2023.12. 17자 한겨레신문 “유레카” 지면에 이런 소식이 실렸다.

“지지율 낮은 한국의 윤석열 보수 정부가 검열과 언론 통제라는 과거의 행태로 돌아가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 2023.12.4.에 실림)

 

 나의 아내가 퇴근길에 자주 듣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주00 기자가 중도 하차하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분노하며, 애청자에게 고별인사도 못할 정도로 시급한 상황이냐고 묻는다. 그러게 말이다. 대통령이 바뀌면 장관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면 임원이 바뀌고, 임원이 바뀌면 직원이 해고되는 이치인가보다. 위의 기사처럼 검열과 통제가 강화되는 가보다. (그래도 그렇지 전쟁이라도 났는지 아니면 극도의 위험인물이라서 그런지, 그도 아니면 입맛에 맞지 않아서 인지모르지만 인사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한단 말인가. 이것이 만일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작전이라면 섬뜩하다.)


 대통령은 말끝마다 자유와 평화를 외치면서, 방위 산업 관련 수출 130억 달러를 자랑스레 발표하고,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하며 활발한 방위 산업에 고무되어 있다. 전 세계는 전쟁 중이니 밖으로는 전쟁 무기 수출하여 돈을 벌고, 안으로는 북한 도발을 막기 위한 전쟁 준비 중이니 무기를 생산해야 한다. (전쟁을 정당화하는 무력에 의한 평화를 지향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북한은 자국의 존재 가치를 국제사회에 알릴 심산으로 심심하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것을 다 아는 데, 대통령은 처음 만난 사안처럼 입에 힘을 주며 국방혁신위에서 안보강화와 함께 즉각 대응을 말한다. 북한이 곧 쳐들어 올 것처럼 무기 체계 획득기간을 14년에서 7년으로 줄여, 재정 낭비, 안보무능을 보여주는 철지난 무기를 갈아엎고 신무기로 군비증강을 하려는 모양새다.(이 돈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민중의 혈세가 아닌가. 가뜩이나 민생은 바닥인데 그 돈을 민생복지에 쓰면 좀 좋은가. 허구한 날 외국 다니느라 쓴 돈은 또 얼마인가. 참 답답하고 한심하다.) 70년을 전쟁 없이 잘 지내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한편, 고철이 된 무기를 녹여 호미, 괭이를 만들어 비무장지대를 옥토로 만들고, 철길을 열어 통일세상을 만드나 했더니. 또 다시 전쟁 운운하며 반공논리를 강화하여 총선용으로 써 먹을 모양이다.

 

 대통령 부인은 자랑스럽게(?) 자신의 이름으로 된 "김00특검법"으로 국회 의결을 기다리고 있고(통과하면 무엇 하나 대통령이 거부하면 그만인걸),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별것 아닌 정직처분에 대한 흠결을 지우기 위해 재판을 걸어 승소한다. (대통령은 청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모양이다. 흠결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흠결이 있더라도 반성하고 되풀이 하지 않으려 애쓰며 살면 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이다. 대통령으로서 국정 운영이라는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법무부장관은 배 12척으로 조선을 지킨 이순신 장군에 빗대어지며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다. (이순신 장군이 현대에 와서 입방아에 오르며 별 고생을 다한다.) 장관 자리는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발판인가보다. 장관들이 줄줄이 퇴임하고 각 지역구에서 소속 당의 공천을 받고자 별 수고를 다하고 있다. 나의 출세가 먼저지 공직은 뒷전인 이런 작태를 보며 그들을 찍는 동네 사람들이 있다면 그야말로 웃기는 일이 아닌가.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지도 못한 사람이 어찌 나랏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뽑아준단 말인가? 이번 총선에는 정신 바짝 차릴 일이다.

 

 야당의 현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지금까지 검찰에 출두하고 있고. 야당의 전 대표는 총선 4개월을 앞두고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으로 전격 구속되었다. 그에 관련된  현역의원 20여명이 굴비 엮이듯 줄줄 끌려나올 판이다. 보수 언론은 호재를 만났고, 연일 입방아를 찢고 있다. 편파 보도를 통해 서로의 감정을 부추기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언론은 정론직필(正論直筆,바른 주장을 펴고 사실을 그대로 전한다는 의미.)해야 한다.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인기 몰이식의 보도 행태를 자제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자세가 아니던가. (그나마 정부는 가짜 뉴스를 척결하겠다고 언론개혁(?)을 강행했는데, 보수 언론은 통제와 검열에서 자유로운가 보다. 그래도 하다하다 보수 언론이 입 바른 소리하면 난리를 치기는 하니 양심이 찔리기는 하나 보다.)물론 돈을 주고받았다면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구속 시점이 내년 총선이 달아오르는 시기에 터져 나와 너무 절묘해 헛웃음만 나온다.

 

또 대통령은 “과도한 정치, 이념이 경제 지배 못하게 막겠다.”고 말한다.

 

나는 잘 이해가 안 된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경제인과 밀착해서 과도하게 자신의 배를 부풀리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고, 과도하더라도 민중들을 잘 먹여 살리려 애쓰는 일이요, 이념은 정치 방향을 바로 잡아 민중의 행복을 지향하라는 지렛대라 생각한다.(아니면 내 생각이 과도하게 이상적이라 순수한가. 아니면 과도하게 바보라서 순진한가.)그렇다면 지금 경제를 장악한(해외에 나갈 때마다 재벌 총수들을 대동하는 것을 보면) 윤석열 정부의 과도한 정치, 이념은 무엇인가. 검찰 공화국, 언론 장악, 재벌 규제 완화를 주창하는 신자유주의 독재인가? 이것이야말로 과도하게 가진 자가 과도하게 못 가진 자를 지배하며, 과도한 그들의 욕심이 끝없이 질주하는 세상 아닌가. 힘없는 대다수의 민중들은 귀 막고, 입 막고 정부의 처분만 바라고,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이 과도하게 가진 자에 종속되어 과도하게 노예처럼 살아야 한단 말인가. 이것은 본인의 생각에 과도한 정치를 하려는 거대 야당과 기타 소수 정당에 으름장을 놓는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 아니면 총선 승리를 위해 야당의 말끝마다 훼방을 놓는 극우 보수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것인가?

 

대통령실에서는 참 자상하게 "청소년에 술, 담배를 판매한 업주라도 고의가 아니면 구제한다."고 전한다.

 

 경기가 좋지 않은 업소를 위한 결정인가, 어차피 눈속임하여 마시는 술, 피는 담배 맘대로 사서 마시고 피며 스트레스를 풀라는 것인가. 업소를 위한 것이라면 먹고 살기 위해 알면서도 법에 눈을 감는 창피함과 청소년에 유해한 물품을 판매한 죄책감을 감수하라는 것이고, 청소년들을 위한 것이라면 자유를 주는듯한 선심으로 총선을 겨냥해 표심을 얻으려는 대통령과 여당의 무책임한 속셈을 드러내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신당 창당이 한창이다. 인간은 타인의 용퇴는 거론하지만 자신의 용퇴는 결정하지 못한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만 거기까지다. 내가 당하지 않았기에 슬픔의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나는 안 되고, 너는 물러나라.”이다. 그야말로 신당이어야지 구당에서 공천 받지 못할 것 같아 따로 당을 차린다거나 공천 받지 못한 사람이 뭉쳐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꿈 깨시라. 민중들은 어리석지 않다. 선거 때면 울고불고 무릎 끓는 시늉을 하는 후보자에게는 절대 표를 주지 말자.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이번 칼럼 내용도 대통령이 주인공이다. 여기저기 다니며 무대의 전면에 나서고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려는 듯하다. 대부분의 시간을 고집스럽게 자신의 액션만 선보인다. 자세히 뜯어보면 참 헛발질도 많이 한다. 알고 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는 모르는 듯하고, 때로는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말을 함부로 전하는 것은 아닌 지 걱정이 많이 된다. (여러 번 실수를 반복하는데 고칠 의지가 없는 것인지 민중을 무시하고 안하는 것인지 참 모를 일이다.)이번 총선은 대통령이 진정한 주인공(앞에 나서지 않고도 민중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 민중을 빛나게 하는 주인공)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가늠하는 정말 위중한 일이다. 다수의 민중들은 촛불이나 투표가 아니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후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주려면 결단해야 한다.

 

 온 나라가 엄청난 폭설로 도로 교통이 마비되고, 사건 사고가 줄지어 일어나고 있고, 여기 나포 집 안마당에도 한 가득 눈이 쌓였다. 발이 푹푹 빠지는 눈을 대충 빗자루로 쓸어 다니는 길 만들어 놓고, 약속도 취소하고 책상에 마음먹고 앉아 일부러 발이 묶이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칼럼을 마무리 하고 있다. 짧은 시 한 토막

 

 

눈 내려 온 세상 덮으니

죄 씻기고

아픈 몸 치유된 듯

하얀 세상.

 

눈 녹으면 다시 또

살벌하고

희망 끊어진 세상으로

돌아갈 터.

 

너는 어찌할 것이냐고

삶이 묻는다.


강태호(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