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마음

군산시민연대
2021-07-05
조회수 675

 

머리와 마음


내가 생각하는 사람을 4가지로 분류하면 이렇다.(오해마시라, 순전히 내 기준이다.)

 

머리 좋고, 마음 좋은 사람 : 재능과 사랑이 넉넉. 먹고 살만 하고 사람도 챙길 수 있지만 흔하지 않다. 내 마음대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능력과 사랑을 과신하여 자칫 교만에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인간은 소중하고 나름대로의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 머리만 좋은 사람 : 재능만 믿고, 사랑은 좀 부족. 먹고 사는데 만 바쁘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고 명예와 권력욕이 높다. 때로 다투고, 전쟁을 일삼기도 한다. 인간은 머리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랑의 감정이 물밀듯 쏟아져 들어와 삶이 바뀔 것이다.

* 마음만 좋은 사람 : 사랑은 많고, 재능은 좀 부족(?). 서로 챙기기 바쁘다. 하고 싶지만 못한다. 매 번 당하기만 하는데도 원망을 안 한다. 그저 감사함으로 살기 때문에 속기 쉽다. 사이비 교주나 사기꾼들의 먹이가 된다. 자족하고 고난과 역경을 운명으로 안고 살아간다. 자신을 성찰하고 운명에 맞서면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다.

* 아무 생각 없는 사람 : 재능과 사랑이 있는지 모름. 눈앞의 일에 급급하여 사는 대로 생각함. 시키는 대로 사는 노예의 삶을 살기 쉽다. 그러나 어떤 계기가 있어 단박 깨우쳐, 스스로 생각한대로 주체적으로 살고자하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머리 좋고 마음 좋은 사람의 대열에 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을 포함하여 삼라만상이 타고난 재능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 재능을 이 세상에 생명으로 살면서 스스로 갈고 닦아 능력으로 만들어  쓰지 싶다. 능력이란 재능이 있다 해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어디서 툭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내 안에 있는 재능을 찾기 위해 애쓰고, 내면을 갈고 닦을 때 얻는 것이다. 노력으로 가능하다면 한 번 해봄직하다. 배우기가 어렵긴 해도 인내하며 성실로 임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는가. 여유롭고 활기찬 삶(명랑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수 있다면 이런 도전은 한 번 해볼 만 하다 하겠다.

 

사람은 씨를 뿌리고 자연은 자라게 한다. 사과나무에 물을 준다고 잎과 꽃이 피고 사과가 열리겠는가. 오묘한 조화 속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닌가. 과학적 지식으로 아무리 사과나무를 쪼개고 들여다보라. 잎과 꽃이 피고 사과가 열리는 이치를 알 수 있는지. 순수한 마음으로 감탄과 경이로움으로 다가갈 때 겨우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머리만 좋은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다. 마음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는 일이 당연해질 때 세상은 이기적으로 변한다. 당연한 것은 없다. 그 이면에는 고통과 아픔이 깃들어 있다.

사물과 현상의 이면을 흐르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놓치지 말자. 작물은 사람의 발자국소리를 듣고 자라고, 인간은 자연의  보살핌으로 자란다.

 

머리가 좋은 것은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수만 가지 재능 중 하나일 뿐이다. 노래 잘 부르는, 그림을 잘 그리는, 싸움을 잘하는 재능과 마찬가지로 재능의 하나일 뿐 특권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의 풍조는 머리 좋은 사람을 특권을 가지고 있는 양 대한다. 직업만큼이나 많은 전문가, 박사들을 머리 좋은 사람 취급하고, 특별 우대를 한다. 우리는 그들을 우대하고, 그들은 그것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그들이 머리 좋은 것을 나의 열등감 때문에 깎아내리거나 그 좋은 머리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전문가, 박사의 자리에 선 것을 질투하는 것은 아니다.)권위의 법칙(경험가, 전문가의 말이라면 의심 없이, 그대로 믿고 따르게 되는 인간심리)에 눌리어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어볼 일이다.

 

IT 디지털 시대에는 머리 좋은 사람이 득세한다.(그렇다고 머리 좋은 사람이 상상력, 호기심, 창의력이 남다른 것은 아니다.)코로나 19가 사람이 오가는 길을 막아, 택배대란이 일어났다. 머리 좋은 사람이 상상력 발휘하거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최신물류시스템을 만들어낸다. 대박이 났다. 하지만 그 물건을 집까지 전해주는 것은 사람이다. 물류업체의 시스템은 최고인데, 근무환경은 최악이다. 과로로 사람이 죽어가고 시스템 속 주문은 폭주한다. 사람이 견딜 수 없어, 택배가 다시 멈추었다.

 

우리는 택배가 늦는 것을 참을 수 없다. 다음날 택배는 고사하고, 당일 택배나 오전에 주문하고, 오후에 받는 빠른 택배를 원한다. 이러니 시스템이 뱉어놓는 주문서로 사람만 죽어난다. 환경은 개선하지 않고, 사람만 바꾼다. 경제가 좋지 않아 일할 사람은 넘쳐나기 때문이다. 실직자들은 일할 자리만 있으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심산이다. 택배는 늘고, 사람은 죽어가고, 근무환경은 그대로고 다시 사람만 바뀌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이 고리를 끊는 것은 단하나 머리 좋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가늠하면 된다. 쉽지 않겠지만 마음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그래야 그 시스템이 빛을 발하고, 일자리를 얻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고마워할 것이다.

 

왜 이 길을 마다하는가? 자본이라는 괴물이 머리 좋은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인척 중에서 죽거나 쓰러지지 않아서이다. 자신의 자식이 이 일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이름만 걸고 있기 때문이다. 밤낮 쉴 새 없이 부리는 만큼 돈이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돈이, 좋은 머리를 돌게 만들고, 마음을 썩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음가짐을 바꾸면 어떨까? (나도 택배가 늦는다고 택배기사님들을 서운하게 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면을 빌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다.)

 

* 택배 주문할 때 - 우리는 빨리 오는 것이 싫어요. 안전하게 오세요.

* 택배 왔다는 전화를 받을 때 - 무거우시죠? 아파트 입구 경비실에 놓아주세요.

* 택배를 받았을 때 - 감사합니다.(물 한잔 내밀며) 이것 드시고 땀 좀 식히세요.(속으로, 고맙습니다. 당신이 있어 우리가 필요한 물건을 편안하게 앉아서 당신의 정성과 함께 받습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돈을 좀 더 벌려고 출항규칙, 적재규칙을 무시하고 떠나보낸 세월호는 바다 한가운데서 침몰하고 삼백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집 지을 때는 바닥부터 단단히 하고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는다. 부술 때는 반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이것을 거꾸로 하다 건물이 하중을 못 견디고 그대로 무너져 내려 수십 명의 사람이 죽고 다쳤다. 길 가에서 굴삭기로 집을 부수는데, 위를 치지 않고 아래를 쳐, 단박에 허물어뜨리려 했나보다. 순서를 무시하거나 기본을 무시하면 대형사고가 난다. 순서만 기본만 지키라는 것은 아니다. 그 바탕위에 여러 가지 기술을 쓰는 것이다.

 

소위 잘나가는 로켓배송 택배기업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나 불을 진압하려던 소방관이 죽었다. 몇날 며칠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아 슬프도다. 폐허가 된 광경이여. 그 꽉 막힌 공간에서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 바람으로, 비 오듯 흐르는 땀을 식히며, 먹고 살기 위해 처절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모습이 어른거리도다.)화재 원인이 곧 밝혀지겠지만, 안전에 대한 기본수칙을 잘 지키지 않았을 확률이 높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다면 운이 나쁜 것인가?)여하튼 사후에 약방문이라도 희생된 소방관과 유가족에게 최고의 예우를 약속한 물류회사 대표자의 말이 조금은 위안이 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물류창고를 튼실하게 다시 짓는 것뿐 아니라 물류창고를 지키고, 그 속에서 분류작업을 하고, 배송을 하는 모든 직원들의 안전과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빠른 배송시스템을 안전 배송시스템으로 바꾸어야 한다. 머리 좋은 사람이 마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지 않으면 사고는 언제든 또 발생하게 되어있다. 깨알 자기성찰 한 토막.

 

“빅데이터를 거머쥔 자들이 인간을 분석하고 사회를 조정하여 그들의 입맛대로 세상을 좌지우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달콤하고 짜릿한 정보에 홀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 이 순간 깨어 생각해보라. 마우스 버튼 클릭을 멈추고, 휴대폰에서 손가락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라. 한 번쯤은 머리 좋은 사람처럼(?)”

 

머리가 좋아 먹고 살만하고, 이웃을 챙기는 마음을 함께 갖춘 사람도 있지만, 그리 많지 않다. 자신에게 재능과 따뜻한 마음이 무궁한데도 이런저런 생각 없이 되는 대로 사는 사람도 있다. 먹고 살기 바빠 이웃을 돌아볼 겨를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마음만 좋은 사람들이다. 마음은 있으되 재능이 능력이 안 되어 할 수 없는 경우다. 돈 벌기 바빠 이웃을 돌아볼 겨를이 없는 사람도 있다. 머리만 좋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재능이 능력이 되어 돈을 벌지만 이웃을 챙기는 마음이 부족하여 할 수 있는 데도 하지 않는 경우다.

 

이런 사람도 있다. 아직 재능이 능력이 안 되어 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기도하고, 몸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함께 공감하고, 연대하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름다운 세상은 다수의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힘을 내어 일어서자. 내 속에 있는 재능을 능력으로 만들기를 애쓰며,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타인을 사랑으로 대하는 사람으로 살아보자. 짧은 시 한 토막.

 

“그대여, 가까이 있는 책을 집으라. 그대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라. 주위의 환경을 보살피라. 자연과 함께 호흡하라. 지금 존재하고 있음에 감사하라. 언제든 죽음이 찾아오면 기뻐 맞이할 수 있도록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


84c2f6c1a4bda.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