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인터뷰⑥ 군산평화박물관 박지연 큐레이터 만나다.

군산시민연대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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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평화박물관(관장 문정현신부)이 7월 17일, 월명동에 개관했습니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며,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박물관을 열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박지연 큐레이터에게 물었습니다.

 

군산평화박물관 박지연 큐레이터를 만났습니다.

 

평화바람이 군산평화박물관을 개관했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관심은 보이셨는데요.

 ‘평화’를 주제로 박물관을 열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평화바람은 2019년 갤러리 평화바람부는여인숙을 열어 군산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공간을 운영해 온 바 있습니다. 현장 예술가들과 연대하여 평화를 위해 싸우는 현장을 드러내고 시민들과 함께 평화를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었지요. 평화바람의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관람객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평화의 메시지들을 선별하고, 응축하고, 다듬어, 상설전시를 기획하였고 예술보다는 교육 쪽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박물관’이라는 옷을 입게 된 것 같습니다.

 

 평화박물관은 어떤 이야기로 꾸며져 있으며,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코너가 있나요.

 군산평화박물관 상설전시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이후 지금까지 청산하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는 군산 미군기지를 조명하고 ‘무기로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군사 안보에 저항해온 평화운동을 소개하는데, 1부-군산 미군기지와 평화운동 / 2부-국내외 평화운동 / 3부-하제와 팽나무 / 4부-평화바람이 걸어온 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중 4부에 전시된 <바람의 연대기 1998-2021>이라는 사진 슬라이드 영상을 추천하고 싶어요. 오랜 시간 평화바람과 연대해온 현장 예술가인 노순택 사진작가가 제작한 영상으로, 평화란 “바람이 되어 밀어 헤매고 쓰러지며 나아가야 간신히 그 곁에 설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20분이 넘는 짧지 않은 영상이지만 저희 박물관에 오시는 분들은 한 번쯤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억·추모하면서 평화 메시지를 알리기 위한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군산평화박물관은 어떤 지향을 가지고 있는지요.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시민과 연결 / 평화운동을 기록 / 평화라는 가치를 전시하고 확산 / 평화를 위해 싸우는 세계 민중과 연대하는 박물관”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물관에서 청소년도슨트 교육을 하시던데 ‘도슨트’의 역할이 무엇이고, 청소년교육을 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청소년 교육은 군산평화박물관 상설전시의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전시를 통해 청소년들이 스스로가 속해있는 지역공동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져 왔는가를 이해하고, 시민의식에 대한 확장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박물관 개관 준비 초기 단계에서 주타겟 관람층을 전북지역 청소년 특히 중·고등학생으로 세분화한 이후 전시 매체, 전시 연출, 디자인, 텍스트 감수 등 모든 일을 그에 맞춰 진행했습니다. 이에 상설전 기획 단계에서 청소년 이야기 마당을 열어 의견을 직접 듣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도슨트(전시해설가)는 박물관과 방문객 사이의 가장 적극적인 매개자이자 박물관의 얼굴입니다. 청소년은 저희 박물관의 가장 주요한 관람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체여야 이 박물관의 존재 가치가 빛날 것입니다. 이에 교육 담당인 오이와 함께 청소년 도슨트 양성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고 이번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4회차 교육 과정을 진행하였는데요. 마지막 날인 도슨트 실습 시간에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보고 들은 것을 녹여내 전시를 소개하며 자신만의 관점을 당당하게 주장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군산 미군기지와 하제를 돌아보는 현장답사, 타 박물관 견학, 전문 도슨트와의 만남, 평화활동가와의 만남’과 같은 과정으로 이루어진 청소년 도슨트 교육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방학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열릴 예정입니다.


 군산에 ‘평화박물관’이 있다는 것이 군산시민에게 어떻게 다가가기 바라는지요.

군산의 한 역사로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어요. 해방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온 군산 미군기지의 확장과 더불어 기지 주변 환경 오염 문제, 소음 문제, 강제 이주를 포함한 각종 주민 피해는 쭉 있었습니다. 그때 피해 주민들 곁에서 함께 싸워온 시민연대, 활동가들에 관한 평화운동의 역사는 군산시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길만한 귀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평화’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내가 할 일을 계속하는 것.


[군산평화박물관 /군산시 동국사길 3/010-5808-2322)]



[군산평화박물관 외관]


1부-군산 미군기지와 평화운동



2부-국내외 평화운동 


3부-하제와 팽나무 

 4부-평화바람이 걸어온 길 

 





사진-정택용

제공-군산평화박물관